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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피화생과의 만남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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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상피화생·위축성위염·식도염 진단을 받은 날의 충격부터, 무심히 넘겼던 증상(더부룩함·속쓰림·야식·커피)을 돌아보고 생활습관과 식사 속도·커피 시간 조절·기록 습관으로 변화를 시작한 실제 경험을 담은 건강검진 기록에 관한 내용을 적어본다. 

     

    나는 매년 형식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왔다. 건강검진 결과 기록 장상피화생과의 만남 특별히 아픈 곳이 없다고 느꼈고, 위내시경 역시 불편하지만 참고 넘기면 되는 절차라고 생각했다. 검사 당일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그런데 결과지를 받아 들고 설명을 듣는 순간,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장상피화생, 위축성위염, 식도염.

     

    그날 이후 나는 내 몸을 예전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이 글은 그 만남 이후, 내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변화를 시도하며 하루하루를 기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건강검진 결과 기록 장상피화생과의 만남

     

    결과지를 받아 들었던 날의 기억

    검사가 끝난 뒤 의사는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결과를 설명해 주었다. 나는 의사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지만, 사실 머릿속에서는 문장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흘러가고 있었다. 설명은 이어지고 있었지만, 내 귀에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만 유난히 크게 남았다. 장상피화생이라는 단어는 그날 처음 들었고, 위축성위염과 식도염이라는 표현 역시 막연한 질환명 정도로만 알고 있던 상태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질문을 쏟아내기보다는, 우선 설명을 끝까지 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의사의 말투는 차분했고, 급박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내 마음은 이상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너무 안일하게 내 몸을 대해왔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고,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다는 막막함도 함께 밀려왔다.

     

    설명이 끝난 뒤 나는 결과지를 손에 쥐고 진료실을 나섰다. 종이 한 장이었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묵직하게 느껴졌다. 병원을 나서며 바로 휴대폰을 꺼내 검색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당장은 어떤 정보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고, 집에 돌아가 조용한 공간에서 결과지를 다시 천천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날은 분명 몸 상태보다 마음이 훨씬 무거웠다. 특별한 통증이 있던 것도 아니고, 당장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었지만, 나는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내 몸을 바라보게 되었다. 결과지를 받아 들었던 그 순간은, 내 일상이 조용히 방향을 틀기 시작한 첫 지점으로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신호들

    집에 돌아와 혼자 가만히 앉아 있으니, 그동안 무심코 넘겼던 순간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식사 후의 더부룩함, 늦은 밤 침대에 누웠을 때 가끔 느껴지던 불편한 느낌이 이제는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커피를 마신 뒤 속이 쓰리거나 답답했던 날들이 생각보다 자주 있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그런 느낌들을 몸의 이상이라고 보다는 일상의 일부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던 셈이다.

     

    나는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이유를 만들어 주었다. 일이 많아서 피곤한 날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했고, 스트레스가 쌓여서 생긴 일시적인 반응이라고 넘겼다. 하루 이틀 지나 괜찮아지면 그 불편함은 자연스럽게 잊혔고, 다시 평소의 생활로 돌아갔다. 불편함이 반복된다는 사실보다, 괜찮아지는 순간만을 기억하는 쪽이 더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지를 다시 읽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단순한 우연이나 컨디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비슷한 신호들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그제야 내 몸이 이미 여러 번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고도 애써 외면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처음으로 생활습관을 돌아보다

    나는 결과지를 받은 이후 무엇부터 바꿔야 할지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갑자기 모든 습관을 바꾸겠다는 결심을 하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가장 단순한 방법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하루 동안 내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적어보는 일이었다.

     

    나는 언제 식사를 하는지, 식사 속도는 어떤지, 밤이 되면 무엇을 마시거나 먹는지를 하나씩 기록했다. 잠들기 전에는 어떤 자세로 누워 있는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일정한지까지도 빠짐없이 적어 내려갔다. 처음에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내용들이었지만, 며칠 분량이 쌓이자 패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식사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불규칙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침을 거르는 날이 많았고, 점심은 늘 급하게 해결했으며, 저녁에는 자극적인 음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았다. 나는 그동안 이런 생활을 당연하게 여겨왔지만, 글로 적어보니 내 생활이 꽤 무질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기록은 문제를 당장 해결하려는 시도라기보다는, 내 생활을 판단 없이 바라보는 연습에 가까웠다. 잘못을 찾기 위해서라기보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렇게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쌓이면서, 나는 비로소 변화의 출발선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식습관을 바꾸는 과정에서 느낀 점

    나는 생활을 한 번에 크게 바꾸는 방식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결심하기보다는, 아주 작은 부분부터 하나씩 조정해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식사 속도를 늦추는 일이었다. 예전의 나는 바쁘다는 이유로 음식을 거의 씹지 않고 삼키듯 먹는 날이 많았고, 식사 시간이 늘 다른 일정에 밀려 있었다.

     

    이제는 한 끼를 먹더라도 일부러 시간을 더 쓰려고 노력했다. 음식을 입에 넣고 바로 삼키지 않고, 씹는 횟수를 의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처음 며칠은 식사가 어색하게 느껴졌고, 예전처럼 빨리 배가 차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포만감이 늦게 오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식사 후 느끼던 더부룩함의 강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런 변화를 뚜렷한 결과로 단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좋아졌다고 말하기보다는, 단지 이전과는 다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였다. 그날그날의 몸 상태를 숫자나 평가로 정리하기보다는, 어떤 느낌이 있었는지를 있는 그대로 적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은 변화를 증명하기 위한 시도라기보다는, 내 몸과 다시 대화를 시작하는 연습에 가까웠다.

     

    커피와 야식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

    커피는 오랫동안 내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일부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오후가 되면 다시 한 잔을 찾는 것이 당연한 흐름처럼 굳어 있었다. 나는 커피를 문제의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는, 그 습관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쪽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는 커피를 완전히 끊기보다는, 마시는 시간과 양을 조절해 보기로 했다. 늦은 오후 이후에는 가능한 한 피하려고 했고, 공복에 마시던 습관도 의식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커피에 의존하지 않는 다른 리듬을 조금씩 찾게 되었다.

     

    야식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유지했다. 갑자기 참아내는 방식보다는, 왜 그 시간에 음식이 당기는지를 먼저 관찰해 보기로 했다. 배가 고파서라기보다는,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오래된 습관이 겹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인식한 것만으로도, 야식을 대하는 내 태도는 이전과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몸의 반응을 기록한다는 것

    나는 작은 노트 하나를 정해 하루의 상태를 간단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속이 어땠는지, 식사 후 느낌은 어땠는지, 밤에 누웠을 때 불편함은 없었는지를 짧은 문장으로 적었다. 처음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나만의 기록 방식이 만들어졌다.

     

    기록을 하다 보니, 몸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떤 날은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불편함이 있었고, 어떤 날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비교적 편안했다. 나는 그 차이를 분석하거나 이유를 단정하려 애쓰기보다는, 그저 그런 날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집중했다.

     

    이 기록은 나에게 정답을 알려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오히려 판단을 내려놓고, 내 몸의 반응을 그대로 인정하는 연습에 가까웠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적어 내려가면서, 나는 내 몸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관찰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병원을 다시 떠올리며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나는 처음 병원에서 느꼈던 막연한 두려움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진단을 들었던 그날에는 낯선 단어들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순간은 나를 겁주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그날의 설명은, 내가 그동안 너무 쉽게 지나쳐 왔던 내 몸의 상태를 차분히 바라보게 만든 계기였다.

     

    나는 여전히 건강검진 결과지를 서랍 안에 보관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 종이를 꺼내 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결과지를 볼 때마다 불안이 앞서기보다는, 지금의 생활을 돌아보는 기준점처럼 느껴진다. 최근의 생활 습관은 어떤지, 다시 무리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단기간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보다, 내가 내 몸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병원에서의 진단은 내 삶을 멈추게 한 사건이 아니라, 나를 조금 더 신중하게 움직이게 만든 출발점으로 남아 있다.

     

    이 기록을 시작한 이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처음부터 분명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았다.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거나, 어떤 방향이 옳다고 말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장상피화생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의 막막함을 잊지 않고 싶었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고,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겪은 과정을 있는 그대로 남기기로 했다. 좋았던 날보다 혼란스러웠던 날, 불안했던 순간들까지도 숨기지 않고 적어두는 것이 나에게는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이 기록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메모에 가깝다.

     

    동시에 나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단어를 처음 마주했을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 기록이 그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정도는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게 되었다.

     

    앞으로의 방향

    나는 앞으로도 내 몸의 상태와 생활의 변화를 계속해서 기록할 생각이다. 잘된 날의 이야기뿐 아니라, 다시 예전 습관으로 돌아간 것 같아 스스로 실망했던 날의 기록도 남길 예정이다. 그런 날들까지 함께 기록하는 것이, 나에게는 이 과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느낀다.

     

    이 블로그는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증명하는 공간이 아니다. 나는 나아짐을 보여주기보다는, 관리해 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남기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는 시행착오도 포함되어 있고, 때로는 멈춰 서 있는 듯한 날도 있을 것이다.

     

    장상피화생과의 만남은 나에게 어떤 결론을 안겨준 사건이 아니라, 나 자신을 조금 더 주의 깊게 바라보게 만든 시작이었다. 나는 이 기록을 통해 앞으로도 내 몸과의 관계를 천천히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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